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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모레노 빙하가 펼쳐지는 발코니 걷기

여행도 못가고 여행기나 열심히 써보려 했는데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가고 그것도 잘 안된다.

뭘 했느냐..
결국 내시경도 했고 종합검진도 받고 약을 한 백봉지쯤 먹었다.
지난주에는 자포자기하는 마음으로 또 병원을 바꿔봤다. 동네 내과를 검색하던 중 의사 프로필에 같은 학교 공대를 나온 사람이 있길래 그곳에 가봤다.
이유는? 없어 그냥.. 이제 누가 나를 낫게 해줄거란 기대없이 아는 사람 같은 편한 마음으로 가본거.
근데 이 아저씨 정말 세심하고 친절하다.
들고 간 종합검진 결과도 초음파 피검사 내역까지 하나하나 다 봐주고..
서로 학번도 까고 ㅋㅋ 나보다 한학번 아래였음
뭐 공대 자퇴하고 의사된 이야기
나 스트레스 받은거 없냐해서 집주인한테 쫓겨난 이야기.. 이것저것 얘기하다보니 상담시간이 20-30분이 되어간다.
여기 내과 아니고 정신과인가?
나 아픈 이야기 이렇게 길게 들어준 사람 처음이야..
병원 가면 항상 아픈데 다 말 하기도 전에 쫓겨나듯 나오곤 했는데..
진료를 마치고 나오니 나때문에 밖에 대기 인원이 엄청 많아졌다. 왠지 미안하다..
나 차 산 딜러 아저씨도 그렇고 이 의사도 그렇고..
물론 돈 받고 하는 일이라도 이런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서 좋다. 직업의식이 있으신 분들.
하지만 병을 낫게 해주진 않았어..
-_-
일주일 후 오늘 결국 재방문 했는데
역시 오늘도 30분간 상담해주었지만.. 결국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소견서를 써주었다.
연신 미안하다며 무슨 병인지 모르겠단다.
하..
난 병원 공포증이 있다.
내시경도 벌벌벌 떨며 겨우 받았는데 대학병원 가서 또 정밀검사 하라고..
제발 그냥 낫게 해주세요 ㅠㅠ 무서워

뭔 병원 얘기가 이렇게 길어
여기다가 여행기를 이어야해 말아야해 -_-
어차피 멋대로 쓰는 일기니깐 그냥 이어쓰지 뭐

.

다시 아르헨티나.



그렇게 열심히 배 위에서 인증샷을 찍고,
버스를 타고 좀 더 가면 모레노 빙하를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발코니가 나온다.










내 뒤로 끝도 없이 펼쳐져 있는 빙하!
이게 바로 남극지방인가
난 그럼 이제 북극 남극 빙하를 다 본거다. ㅎㅎ
남미 갈거라고 그렇게 노랠 불렀더니 결국 오게 되었구나..




부슬비 맞으면서도 잘 따라다니는 아들
아직 빙하의 감흥은 모를때다.





빙하 오른쪽의 호수같은 곳이 아까 우리가 보트를 타고 와서 사진 찍던 곳이다.

시간이 없거나 경비를 아끼고 싶은 사람은 그냥 보트투어를 스킵하고 발코니에서만 구경해도 좋다.




발코니에서 왼쪽을 보면 이렇고





오른쪽을 보면 이렇다.





합쳐서 180도 뷰!









발코니에는 이렇게 막힌 실내에서 유리창을 통해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오늘 비가 오고 날이 추워 실내가 인기가 많다.
여기 서있으면 우지끈 큰 소리를 내며 빙하가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르르 하고 무너지는 빙하를 보는 것이 장관이기 때문에 다들 여기서 빙하 무너지길 기다린다.

30분에 한 번 정도는 무너지는거 같은데..
마치 축구 볼 때 내가 딴짓할 때만 골 들어가는 것처럼 꼭 안보고 있을때 무너진단 말이야
사람들이 오오~ 해서 쳐다보면 벌써 무너지고 없다.

우린 여기 벤치에 앉아 가방에 넣어가지고 온 팩와인을 홀짝 홀짝 마시며 기다렸다.
날이 추워서 이걸 마시면 온기가 좀 돌까 했는데
그럴려면 보드카 정도는 되어야하나보다.

무너지는건 몇 번이나 봤는데 사진에 담진 못했다.





여기가 모레노 빙하입니다~





진짜..
멋진 빙하, 평생 한번 올까한 이 곳에 왔는데,
날이 춥고 비 맞고 힘들어 얼굴이 엉망이다.
인생샷은 커녕..
이게 최선이었나? 이게 최선이었냐고!
ㅠㅠ 슬픔
셀카 신경쓰기엔 너무 춥고 힘들었음




빙하 하나라도 더 굴러 떨어질까
멋진 풍경을 보고 또 보다가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간다.






저녁 먹을 음식을 시내에서 사서 들어가기로 했다.
엘 칼라파테 시내에만 와도 좀 따뜻하다.
활기찬 분위기.
이 골목에 가죽 세공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기념품으로 몇개 샀다.




배고프고 힘들었지만 거리샷 하나 남김
피자집을 찾아서 포장해서 올라간다.





해가 넘어가는 지금 시간 10시가 가까웠다.





숙소 가는 길은 말했듯 언덕이다.
그래도 잘 따라와주는 장한 아들.





어랏
내려갈땐 커다란 개가 길안내를 했었는데 올라갈땐 고양이다.
이번에도 지름길 입구까지 앞장서서 딱 데려다준다.
그리고 입구에 다다르면 어디론가 사라짐
신기해..





해 지는 숙소 가는 길





일몰!
남미가 이렇게 한적하고 평화로운 곳일 줄이야.






짠!
늦은 저녁 맛있는 피자
이거 사들고 들어오는데 또 주인 아저씨가
- 이거 방에서 먹으면 안돼!
한다.
아 거 참 신경쓰인다.
안친절해..
자기가 열심히 소개해준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아서 그런거야?
- 그럼 식당에서 먹으면 되니?
하니까 그러라고 함 -_-




원래 일찍 자는데 피곤한 아기..





마트에서 커다란 IPA 도 한 병 들고 왔다.
역시 피자엔 맥주.
뷰 좋은 곳에 앉아 쉬니 이제 피로가 풀리는거 같다.
오늘이 아르헨티나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내일은 칠레로 넘어간다.
마지막 밤에 아르헨티나 소고기를 못구워 먹은게 아쉽긴하지만 뭐!




by 니나노 | 2020/07/07 02:44 | 남미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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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라비안로즈 at 2020/07/07 13:59
거 참.. 깐깐한 아저씨네요.
음식냄새가 방에 배는게 싫으셨나봐용.

어디가 아프시길레 ㅜㅜ 빨리 나으시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니나노 at 2020/07/07 17:22
맘에 안드는 아저씨였어요. 말을 좋게하면 또 다른데 말이죠..
이름 모르는 병으로 고생중이에요. 여행을 못가서 그런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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