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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로마에서 에어비앤비계의 천사를 만나다

일주일 넘게 열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른 증상 없이 열만 있어 병원도 안가고 자연치유법으로? 버티는 중
열이 한참 심할땐 누워서 숨만 몰아쉬다가
좀 내리면 생계 활동..
열이 계속되니 무슨 병인가 싶다가도
어느날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열 끝에 새 사람으로 태어나는건 아닐까?
번데기에서 새로 태어나는 나비처럼?
설마 작두 타는건 아니겠지..
-_-
오늘은 밀린 일기를 좀 이어 써보기로 한다.

로마에서 에어비앤비계의 천사를 만난 날이다.
전세계 에어비앤비 수십곳을 예약하고 묵어보았다.
자유여행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들 중에는
호텔은 정복했는데 에어비앤비는 왠지 꺼려져 시도해보지 못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원래는 에어비앤비 고르는 법을 써볼까 했는데,
컨디션이 컨디션인만큼 그냥 일기로 적당히 쓰기로..
어차피 이 블로그는 정보 제공 목적이 아님.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면,
에어비앤비 고를 때 가장 중요한거?
두말 할 것 없이 바로 집주인이다.
집주인을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그 동네 전체 이미지가 좋아지기도 하고 여행을 완전 망치기도 한다.

룸 컨디션은 사진이랑 설명 자주 보고 경험하다보면
대충 짐작이 가는데..
집주인은 어떤 사람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내가 권장하는 팁은
예약하기 전에 집주인과 대화를 해보라는 것이다.
메세지를 보내서 뭘 물어보거나 사소한 부탁을 해본다.
주차장 있니?
너네집 가는 버스 번호 알려줘..
아기가 5살인데 무료로 데리고 자도 되니?
등등..
답보면 안다.
호의적인 대답과 호의적이지 않은 대답.
호의적이지 않은 답이 오면 아무리 집이 좋아도 안간다.
대화에서 느껴지는 인상이 들어맞는 경우가 90%라고 보면 되겠다.

나는 그런 대화를 할때
맨 처음에 난 한국에서 온 누구야 라고 밝힌다.
왜냐면..
가장 최악인게 인종차별이기 때문이다.
당하는 사람으로서 계속 기억에 남기 때문에,
너 내가 한국 사람이라 싫으면 계약하기 전에 빨리 티를 내라 하는 식으로 정보를 알려준다.

이번 로마 숙소에도 아이랑 같이 투숙하는걸 물었는데 아주 흔쾌히 좋다고 하고 친절했다.
좋아 바로 예약..

.

내가 전날 아이 데리고 진실의 입 갈때,
트램 표를 못사서 3정거장을 걸어갔었다.
오늘 아침 체크아웃 때는 짐까지 끌고 그런 일이 없도록 미리 트램표도 충분히 사두었는데...

그런데..

아침에 짐을 챙겨 나서니
이탈리아 대중교통 전체 파업??
이게 왠 날벼락
트램으로 이어진 좋은 숙소라며 옮기기 편하다며 각도 재가며 예약한 곳인데..

이탈리아는 파업을 참 잘한다.
예전에 베네치아 갔을때도
바포레토 24시간권을 끊어놨는데 다음날 전체 파업하면서 물의 도시에서 배도 못타고 걸어가녔더랬다.

우리나라라면 상상도 못할일
트램 버스 지하철 동시 파업
1km 거리.. 고민하다가 걸어가기로 함 ㅠㅠ

어렵게 도착한 에어비앤비 숙소에선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었다.
12시반에 도착했더니 아직 청소가 덜 됐다고,
집 아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밥이나 먹으며 기다리라 한다.







레스토랑 분위기 고전적.
핸드폰 카메라 자꾸 뿌옇게 나오고 빛 번져..
라식 잘못한거 처럼

남편은 일하러 가고 또 아기랑 둘이 여기서 쉬는걸로.



낮술은 역시 화이트로..
아기는 화이트와인보다 비싼 착즙 오렌지주스 ㅠ



나는 에어비앤비 들어가서 오랫만에 신라면 끓여먹을 생각 밖에 없었으므로,
밥 안먹고 간단히 에피타이저 먹기로 한다.
이거 뭐 새우랑 에그 크림 뭐 그런건데..
정말 맛있었음!



목걸이 팔찌 좋아해서 가는 데마다 하나씩 사야해 ㅎ
주스만 시켜주면 행복해함

여기서 홀짝홀짝
아침에 파업으로 받은 충격을 완화시키며 휴식하고 있는데..
아저씨가 다 치웠다며 오라고 한다.
착한 아저씨는 굳이 우릴 데릴러 식당까지 내려왔다.

그리고 먹은걸 계산하려 하는데..
식당 주인이 뭐라고 하네?
뭐래..
뭐?
에어비앤비 아저씨가 우리 먹은걸 먼저 계산하고 나갔다고?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나가서 물어보니 집 치우는 동안 기다리는게 미안해서 자기가 샀다고 한다.
왜.. 원래 체크인 시간은 3시였고 우리가 일찍 온 것 뿐인데...
천사 강림!
집도 완전 깨끗하고 아저씨는 필요한 모든걸 말하라는 말을 남기고 수줍게 사라졌다. ㅎ
수십곳의 에어비앤비 주인중 가장 착한 주인으로 인정
 
이번 여행 끝나고 내가 유일하게 숙소에 평점을 남겨준 곳이다.

좋은 숙소 소개는 다음편에 하기로..
열때문에 체력 금방 소진 ㅠㅠ



by 니나노 | 2019/08/27 16:13 | 이탈리아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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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은이 at 2019/08/28 11:17
어우 대중교통 파업 ㅠㅠ
저도 로마에서 지하철 파업 덕분에 때아닌 출근길 꽉꽉 채운 열차를 로마에서 체험했던 일이 생각나는군요 ㅠㅠ
바티칸 투어 예약 해 놓아서 안 탈 수도 없어서 ㅠㅠㅠㅠ
Commented by 니나노 at 2019/08/28 11:45
아 정말 파업 자주 하네요 ㅎ
그러고보면 갈 때마다 파업한거 같은..
우리나라는 대중교통 파업한다고 하고 실제로는 잘 못하잖아요. 정말 시내에 버스 하나 안다니고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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