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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이제 칠레로, 푸에르토 나탈레스

아르헨티나에서 칠레로 넘어오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르헨티나의 엘 칼라파테에서 칠레의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버스를 타고 넘는 것이다.
짧은 일정에 남미 가고 싶었던 곳이 많아서 국내선 비행기 이동도 많이 잡았고, 여러가지 루트를 이리재고 저리 재봤지만 여러모로 이게 나았다.
남미 지도 보면 맨 아래로 갈 수록 좁아지니까..
그쪽으로 국경을 넘는게 가장 빠름 ㅎㅎ

그래서 의도치 않게 오게된 푸에르토 나탈레스.
토레스 델 파이네 라는
멋진 산맥이 있어 트레킹코스로 유명한 곳이다.

이왕에 이쪽으로 왔으니 뭐라도 구경가야지..
근데 등산이랑 트레킹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ㅠㅠ
무슨 불타는 고구마(해 뜰때 봉우리의 모습이 고구마와 같아서)를 보는 코스라던가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우린 내일 가장 힘들이지 않고 버스를 타고 하루동안 돌아보는 코스로 가보기로 했다.





버스에서 내리니 여기가 칠레!
날씨는 화창
남미의 상징 누워있는 큰 개도 있고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산맥 아래에 위치한 선선한 느낌의 마을이다.
버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에어비앤비를 예약해서 걸어가기로 한다.






2층에 위치한 에어비앤비 입성





깔끔 소박하고 좋은 느낌이다.
남부 칠레의 가정집 느낌?





거실겸 부엌에 작은 침대 하나와 식탁이 있고





안방이 하나 있다.






새벽같이 국경을 넘는 버스를 타고 긴 여행을 온 터라
배고프지만 피곤함이 더해
아껴두었던 비상식량 칼국수 라면과 캔 김치를 먹기로 한다.
몸이 힘들땐 라면으로 힐링.





한참 쉬었다가 시내 구경에 나선다.
영원히 누워있고 싶지만
내일 토레스 델 파이네 투어 예약을 해야만해..





동네에선 마침 축제 같은게 한창이다.
북적북적한 분위기






투어 예약을 하러 기념품 샵 사이에 위치한 투어 오피스부터 돌아본다.
이 곰이 곳곳에 있어 뭔가 했더니
투어 마지막에 들르는 무슨 동굴에 그려진 동물이었음..





펭귄과 함께






이미 열심히 가격대를 알아본 터라
투어오피스 중 한 군데서 괜찮은 가격에 쉽게 예약을 했다.
3명에 75000 줬군..
픽업은 아침 7시반
아침형 인간이 아니지만 며칠째 이럴 수 밖에






기념품 가게에 예쁜게 넘 많지만
조금만 산다 ㅎㅎ
새벽부터 움직였더니 피곤해서 앉아 있음






다시 축제의 거리로 나오자 바베큐가 한창이다.
이거 산 넘어 건너편 아르헨티나 레스토랑에도 항상 있던건데
파타고니아 지방 요리인가보다.
과나코 통 바베큐.
저거 저녁 시간 지나면 싹 없어짐 사람들이 금세 다 먹음
나는 양고기를 못먹어서 과나코도 양처럼 생겨서..
먹어보진 않았다.





대신 사진만.. 같이





꼬치구이 파는 아저씨






무슨 꼬치인지 물어봤지만
스페인어 잘 못알아듣고 ㅎㅎ
암튼 인기가 많길래 하나 먹어보기로 했다.







아들이 맛있대
난 아무래도 약간 양고기 맛이 나서 많이 먹진 못했다.

그렇게 세계 여행을 다니면서
원래 못먹던 각종 향신료, 고수 이런것도
정말 잘 먹게 되었는데
양고기는 안되네






뭐 공연이 시작된다고 하는거 같다.






천막 하나마다 특색있는 기념품 소품 같은걸 팔고 있다.
기념품 좋아하는 아들 데리고 돌아보기가 힘들다 ㅠㅠ


.


사실 이번 여행기 사진을 추려놓고
빨리 못올린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투어 예약을 하고 축제 현장을 돌아보고
그담에 저녁 먹은 사진이 하나도 없네?
그럴리가 없는데..
난생 처음 칠레에 도착해서 먹은 첫 저녁이 아무리 해도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다.
생각 나겠지하며 하루 이틀 기억을 되살리려 노력해봐도,
레스토랑에서 먹었는지 뭘 사다먹었는지 조차 전혀 모르겠다.
기억이 휘발되는 것인가
얼마나 지났다고..
억울해서 끝까지 기억해보려 했으나 실패 ㅠㅠ





덩그러니
밤늦게 와인 마신 사진만 있네
내 사랑 아르헨 멘도자 말벡


그렇게 기억이든 감정이든 잊혀지고 만다.
요즘은 예전에 좋았던 벅찼던 감정들이 자꾸만 흩어져버려 기억나지 않아서
아쉬운 마음에 움켜쥐어 보려 하지만
소용이 없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감정도 기억하려면 어딘가에 적어두던가 사진을 찍어놔야할 것 같다.
자서전이라도 써두든지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좋은 감정 절대 못잊을것 같은 나쁜 감정들도 같이 사라지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다.
남미로 떠나기 전 교통사고 - 보험회사, 경찰서와의 기나긴 싸움
영원히 기억 나고 자다가도 깨고 고통받을 것 같더니
이젠 이렇게 글로 써도 괜찮잖아

나쁜 것도 좋은 것도 기억나지 않게 된다.

그래도 꼭 기억하기 위해서
남미 여행기는 얼른 빨리 쓰자!





by 니나노 | 2022/05/29 23:52 | 남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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