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 로그인  


9. 농가숙소에서 수영하는 오후 그리고 농가 디너코스

비올까 조마조마 했지만 결국 무사히 아시시 탐험을 마치고,
농가 숙소로 돌아올때쯤에는 날이 개어 있었다.



수영장 노래를 부르는 아들의 소원 성취.
들어오기가 무섭게 옷갈아입고..
내 수영복 이것저것 챙기는 동안 어디 갔나 했더니,
벌써 수영장 안에 저렇게 ㅎㅎ
내가 아들 부르며 찾으러 다니니,
사람들이 아들 저기 내려갔다고 알려줌 ㅋ

예쁜 농가 풍경에 수영장 가에서 여유로운 오후들을 보내고 있다.



벌써 혼자 들어갔어요.
저 구명조끼 하나면 얼마나 깊든 상관 없이 저렇게 들어가 논다.



수영장 뒤로 보이는 숙소 모습






같이 하자고 성화라서 사진들 후딱 찍고 나도 들어감.

첨엔 물이 차갑더니,
수영하니까 정말 정말 시원하고 좋았다.
그래도 같이 놀아줄 형이나 동생 하나 있었으면 나는 풀베드에 영원히 누워 쉴텐데..



화난거 X. 변사체 X.

열심히 수영하고 놀아주고 나왔더니 기진맥진
며칠동안 잠 못잔거랑 낮에 돌아다닌거 하면,
한.. 한 달치 체력 다 쓴듯 ㅎ




반 기절해서 누워있는 동안 아들은 한참 더 논다.
저 엄청난 체력...
나 혼자 감당이 안돼

.



잠깐 씻고 쉬고 나서 드디어..
농가 숙소의 디너 시간이 왔다.
해는 뉘엿뉘엿 지고 분위기 참 좋다.
수영하고 앉으니 바람도 솔솔 불고 시원해






예쁘게 세팅된 우리 자리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진짜 시원했음.

여기 많은 자리가 거의 꽉 차는데..
다 커플이다.. 다 커플..
이탈리안 커플, 미국 커플, 나이든 커플 등등..
아이들과 온 가족이 한팀있었고

나는,
나도 커플임.





요기.
이 친구랑 커플임 ㅋㅋ
하나도 안외로웠어.
그럴 틈을 안주는 분이라 이 분이
항상 정신 쏙 빠짐
다들 분위기가 분위기인지라 얌전히 있게 하려고 노력함..



1코스는 엑스트라버진 햇 올리브오일을 바른 빵.
진짜 맛있었는데!
올리브 오일이 이런 맛이었나..
와인도 한잔 시켰더니 잔에 꽉 채워준다.
정말 바람직하다.
우리나라 글래스 와인 시키면 왜 눈꼽만큼 따라주는건데? ㅠㅠ





근데 아들은 올리브 오일 맛이 싫대..
다음 코스를 계속 기다림
여긴 큰 접시나 냄비에 음식을 가득 담아 나와서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는 식인데
워낙 양 적은 나라서 1코스만 시키고 아들하고 나눠 먹겠다고 했더니,
흔쾌히 오케이 하고
실제로 덜어줄땐 아들 몫까지 조금씩 덜어줘서
감동..
음식을 한번 돌리고 나서
더 먹고 싶은 사람에게 더 주고 그런다.
옆자리 미국 사람들은 엄청나게 더 먹고 그랬음.

암튼 주방에서 요리 하나 해서 돌리고 하느라
정말 중간 텀이 길다.





2코스 파스타!
이거 뭔지 모르겠는데 별거 없어 보이는데 맛있음
내가 이탈리아 와서 먹은 파스타 중에 젤 맛있다 하니까 아들도 동의함
근데 난 이쯤 먹으니 벌써 배불러 ㅎㅎ





다음은 돼지고기 구운 것과 샐러드, 감자튀김..
다른 사람들은 고기 몇 장씩 먹던데
이쯤 나오니 밤이 깊어버려서
아들은 넘 피곤해 아이패드 처방 내리고,
난 와인 한잔 더 시킴 ㅎ
나도 쉬어야지..
= 술을 먹어야겠다.

농가 숙소 디너가 나랑 잘 맞는다.
피곤해도 늦게 천천히 먹고 바로 방으로 올라가면 되니까.
원래도 호텔가면 룸서비스 선호하는 사람이라..
막 돌아다니는 것보다 여유가 더 좋아.

이런데 다른 사람들처럼 연인과 오면 참 좋겠다.
뭐 나 어릴땐
그럴 돈도,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었어.
유럽 오면 이렇게 구석구석 여행 다니는 커플들을 많이 보는데..
나도 그렇게 뭐랄까 심도 있는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그런 연애를 해볼걸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릴땐 너무 어려서
내 감정을 컨트롤할 줄 몰랐고,
사랑해줄줄을 몰랐고,
내가 가진 권력을 마음대로 하면서도 만족할 줄 몰랐다.
또 조금 철들고 나서는
누굴 만나든 서로 마음 각도기 재가며
마치 지금 우리가 얼마나 사랑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여기서 누가 덜 상처 받느냐..
누가 더 쿨한가..
상처 안받고 멀쩡한 사람이 승자가 되는 그런 게임같이 재고 조절하고,
뭐 그게 성숙한 연애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한번쯤은 서로한테 확 다 던져버리는 그런 걸 해볼걸
ㅎㅎ
항상 생각하는 거지만
다시 옛날로 돌아가면 난 더 잘 놀 수 있는데..



이제 디저트 시간
이미 잘 시간이 지나고 지나서 왕창 피곤한 아들.
너무 너무 늦게 나와서 음식들이
어떤 팀들은 디저트 안먹고 그냥 들어가기도 했다. ㅎ
7시 45분에 시작한 저녁은 10시가 넘도록 계속되고 있었다.
아시시에서 득템한 나무 목걸이와 거북이 팔찌..

아이스크림 취향이 항상 극명히 갈려서
사이좋게 아들은 초코 나는 바닐라를 먹고 일어남

정말 시원하고 좋은 저녁이었다.
옥탑방을 준 것에 대한 서운함이
저녁을 먹으며 완전히 풀린 것 같다.







by 니나노 | 2019/07/16 16:42 | 이탈리아 | 트랙백 | 덧글(2)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